play 8 studs

LEGOLAND Space

점방아재 2018. 6. 16. 17:41

 

 

 

브릭쉘프에 Classic space poster from 1979 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포스터 스캔본입니다. 우주시리즈의 원년을 기념하는 디오라마 되시겠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전부 초창기 세 자리수 번호대 모델로서 문자 그대로 클래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디오라마는 제가 평소 생각하는 레고식 우주에 가장 근접한 이미지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고 있습니다. 얼토당토한 난잡함이나 화려함으로 일변하기보단, 마치 어렸을 적 공상과학물에서 봤던 삽화처럼 복고풍적이고 푸근한 디자인으로 묘사한 우주 그림이 저에겐 보다 매력적이고 친숙하거든요. 당장 구글에 vintage space illustration 이라고만 검색해도 아래 그림과 같은 느낌의 삽화들이 많이 나오죠. 아마 이러한 점은 고전우주시리즈를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누구나 다 공감하실 수 있는 공통분모라 생각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포스터 밑부분의 절취선 아래에 공시되어있는 이벤트인데, 아마 유럽지역에서의 클래식 우주시리즈 원년(1979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추정되는군요. 그 행사란 1979년 9월 1일 당시 영국의 12세 이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우주 퀴즈 콘테스트로서, 문제수는 총 4문제 이며 다음과 같습니다.

 

 

1.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는 언제 발사되었나요?

A) 1954년

B) 1957년

C) 1961년

 

2. 최초의 우주인은 누구일까요?

A) 앨런 쉐퍼드

B) 존 글렌

C) 유리 가가린

 

 

3. 인류의 첫 달착륙은 언제일까요?

A) 1969년

B) 1967년

C) 1972년

 

4.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A) 버즈 올드린

B) 닐 암스트롱

C) 유리 가가린

 

 

이 문제들의 정답을 동봉된 서식지에 적어 우편으로 보내는 것인데 1등 상품은 4인 가족 기준으로 9일간 케이프 케네디 우주센터와 마이애미 해변, 디즈니 랜드 등등을 돌아볼 수 있는 푸짐한 패키지 여행이었답니다. 그 외에도 총 55 세트의 레고 우주시리즈도 경품으로 걸려있었으니 아마 12세 이하의 자녀를 둔 당시 영국의 많은 집안들이 들고 일어서서 열심히 콘테스트에 참가했겠지요.

 

문제가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당연히 4문제 만점의 동점자도 많았을 것입니다. 동점자 선정 기준은 "LEGOLAND SPACE" 에 쓰인 알파벳을 사용해 레고랜드 우주마을이 한창 건설중인 행성의 이름을 지어내는 것인데요 선정기준인 즉, 가장 적절하고 발음하기 용이한 이름이었다는 군요. 아이들의 눈높이 수준에서 정말 순수하고 기발한 이름들이 많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2009년은 달착륙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비록 당시의 우주개발이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의 산물이었고 지금도 달착륙이 진짜네 가짜네 시시콜콜한 가십 논쟁이 계속 이어지는 같지만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한창 우주개발 붐이 불었던 당시의 소위 스페이스 키드들은 참 행복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방 한 쪽에다 저 포스터를 붙여놓고 우주선을 휘휘~ 날려가며 가지고 노는 모습들...아이들의 그런 순진무구한 동심과 우주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가장 레고다운 방식으로 예쁘게 각색한 것이 바로 클래식 우주시리즈라 생각합니다.

 

빈티지 우주시리즈는 미주나 유럽 등 유독 해외매니아들 쪽에서 그 인기와 프리미엄이 상당합니다. 우주개발 이란 것이 애초에 그짝 동네에서 시작된 것이니 상기한 유년시절의 문화적 특성이 더 직접적으로 뿌리 박혀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렸을 때 레고 우주선 갖고 놀던 양반들이 지금은 구매력 빵빵한 중년 세대가 되어 추억팔이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